영남알프스 9봉중 하나인 운문산 산행기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유명한 산이 있죠? 바로 영남 알프스라고 불리는 산입니다. 9봉의 정상으로 둘러싸인 산들은 가을의 등산객들을 매혹 시키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찐가을 주말에는 앞사람 엉덩이만 쳐다보고 올라간다는 표현이 이해될 정도로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찾는 유명산 중에 하나이죠. 그중 9봉중 하나인 운문산 정상에 오르려고 아침 일찍부터 밀양 얼음골 쪽으로 핸들을 잡았습니다.
밀양 산내면 하양리 마을회관 앞 몇 안 되는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하고 언덕 쪽으로 길을 오릅니다. 평일에 산행을 하기에 한적하고 좋네요. 남들 열심히 일하고 있을 시간에 이래도 되는 싶은 마음에 괜히 살짝 맘이 찔려봅니다.
동네 언덕을 오르다 보면 예쁜 팬션들과 사과 과수원들 그리고 넓게 펼쳐진 멋진 풍경에 눈을 떼지 못하고 좀비처럼 올라가다 보면 자칫 산행 입구들 못 보고 지나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저도 처음엔 이 길이 아닌가? 그냥 치고 올라가? 그래도 등산로 입구인데 이렇게 아무 길도 없다고? 순간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내가 못 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으니 조금만 도로 내려가 보자는 생각에 잠시 내려갔는데 이렇게 떡하니 대놓고 안내판이 있더군요 ㅠㅜ
운문산 정상까지는 초행입니다. 체력도 예전같지 않고 도가니도 수십 년을 괴롭혀 온터라 그러다 망가진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옵니다. 운문산 정상까지는 3.3Km라는 안내에 '뭐, 이 정도쯤이야'라고 생각하고 산을 오릅니다. 그게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ㅎ
뮤지컬 배우인 후배 동료가 함께 영남알프스 산을 타자고 울산으로 내려온 터라 함께 산행을 즐겁게 시작합니다.
허나, 나이와 체력은 무시할게 못되나 봅니다. 중간 즈음 각자 페이스대로 산행을 하고 정상에서 접선하자는 의견을 수렴 후 저는 이제 비로소 홀로 2020년 찐 가을의 산행을 터벅터벅 여유롭게 혼자 걸으며 만끽합니다.
흠... 일부러 버리고 다니는 그런 양심없는 분들은 없겠지요? 그냥 실수로 가방에서, 주머니에서 흘렸는데 못 보고 지나쳤겠지요? 산행을 하다 보면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이 엄청 보입니다. 그러지들 마세요!!!!
꾸역꾸역 아랫재라는 중간 거점까지 올라왔습니다. 3.3Km??? 그거 믿을게 못 되는군요 ㅎㅎ 산 정상 봉우리까지 일직선으로 거리 계산을 해놓은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ㅠㅜ
아랫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구간은 꽤 가파릅니다. 오를때는 폐가 터지고 내려갈 때는 도가니가 터지게 생겼습니다.
헐떡헐떡 거리며 정상에 올라와보니, 언제 죽는소리는 했냐는 듯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이래서 산이 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네요.
정상에서 둘이 앉아서 싸들고온 맛난 것들 먹으며 잠시 여유를 부리고 하산을 준비합니다. 체력이 되시는 분들은 하루에 2봉을 오르는 코스로 많이들 잡으시더라구요. 해가 지기전까지 2봉을 찍고 내려오려면 부지런한 산행이 필요해 보일 듯합니다. 후배님을 향해 "안녕~~"이라고 외쳐줍니다. 난 도가니까 터질 듯 하니 본인 페이스대로 혼자 가서 정상에 오르고 내려올 코스를 알려주면 뫼시러 가겠다고 합니다. ㅎ 나름 논리는 너는 서울에서 왔으니 이참에 다 가봐야 하지만 나는 언제든 다시 와서 여유 부리며 산행을 할 수 있다는 말로 합리화시키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도가니에서 찌릿찌릿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다시 홀로 하행을 합니다. 내려오면서 등산객을 마주치진 못했습니다. 하기사 오후 시간에 오르는 분들은 없으 실듯 하네요.^^ 코로나 19가 다시 창궐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실 때 이런 한적한 곳에서 산행을 하시면서 체력도 챙기시고 생각과 계획을 세워보시는 것도 좋을듯하네요.
댓글